1. 서론
2017년 9월 3일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6차 지하 핵실험을 단행하였다[1]. 이전에 발생했던 일련의 북한 핵실 험에서처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CTBTO; Comprehensive Nuclear-Test-Ban Treaty Organization)에서는 운 영중인 전세계관측망(IMS; International Monitoring System) 을 활용하여 핵실험으로 발생한 방사성제논을 탐지하 려고 하는 한편 방사성제논의 대기확산 거동을 예측하려고 하였다[2].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원자력안전위원회(NSSC; Nuclear Safety and Security Commission)에서 한반도 인근 의 방사성핵종을 탐지하였다[3].
지하 핵실험에 의해 발생한 방사성제논의 동위원소비를 분석하면 핵실험의 진위여부와 사용된 핵무기의 종류나 위 력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이 2006년 1차 핵실험을 단 행한 이후 CTBTO와 우리나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때마다 핵실험의 증거가 되는 대기 중 방사 성제논을 탐지하고 분석하려고 하였다[4]. Table 1에 북한의 1~6차 핵실험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와 CTBTO에 의해 수 행된 방사성제논 탐지 결과를 정리하였다.
Table 1
No. | Conducted date (UTC) | Estimated yield (kt) | NSSC [3] | CTBTO (IMS) [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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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006.10.09 01:35:27 | 0.7~2 | ND | CAX17 (immediate) |
2 | 2009.05.25 00:54:43 | 2~5.4 | ND | ND |
3 | 2013.02.12 02:57:51 | 6~16 | ND | JPX38, RUX58, CNX20, MNX45 (7 week delayed) |
4 | 2016.01.06 01:30:01 | 7~16.5 | ND | JPX38, MNX45, USX77 (6 week delayed) |
5 | 2016.09.09 00:30:01 | 15~25 | ND | ND |
6 | 2017.09.03 03:29:59 | 100~300 | Geojin, East Sea (immediate) | RUX58 (4-6 week delayed) |
원자력안전위원회는 5차 핵실험까지 방사성제논의 검출 에 실패(ND; Not Detected)하였고, CTBTO에서는 IMS 관측 망을 동원하여 유일하게 3차 핵실험 이후에 지연방출된 것으 로 추정되는 방사성제논을 탐지하였다[5,6]. CTBTO에서는 6차 핵실험 이후 북한이 수행했던 이전 핵실험 이후 측정된 IMS 관측망의 관측데이터를 정밀하게 재분석하여 미량이 지만 1차와 4차 핵실험에서도 인위적인 핵폭발에 의해 발 생한 방사성제논이 캐나다 St. John’s 국립연구소에 위치한 CAX17, 중국 북경에 있는 CNX20, 일본 다카사키에 위치한 JPX38, 몽고 울란바토르(Unlaanbaatar)에 위치한 MNX45, 러시아 우수리스크(Ussuriysk)에 위치한 RUX58, 미국 Wake Island에 있는 USX77 관측소 등 일부 IMS 관측소에서 탐지 되었음을 확인했다[5,7]. 이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철 저하게 밀봉하여 지하 핵실험으로 인해 발생한 방사성제논 의 대기 중 방출을 억제하였고 따라서 이전의 핵실험들에서 는 대기 중 방사성제논의 탐지가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6차 핵실험의 경우에는 핵실험 단행 이후 5일 정도 지나 서 우리나라 동북부(거진)와 동해상에서 미량의 133Xe (반감 기 5.247일)이 검출되었고[3], 한달 정도가 지난 이후에 IMS 관측망 중 하나인 RUX58 관측소에서 몇 차례 133Xe이 검출되 었다고 보고되었다[5,8]. 또한 이전에 수행했던 핵실험들과 달리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서 몇 차례의 유발지진이 발생 하였고[1,9], 풍계리 핵실험장 지하의 갱도와 같은 구조물들 이 주저앉은 변화가 관측되었다고 보고되었다[10].
본 연구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개발한 3차원 대 기확산모델 LADAS (Lagrangian Atmospheric Dose Assessment System) [11]을 활용하여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발생 하여 대기 중으로 유출된 방사성제논의 몇 가지 방출 시나리 오를 설정하여 시나리오에 따른 대기확산 모의실험을 수행 하고 그 결과가 관측된 사례와 부합되는지 분석하였다.
2. 방사성제논 방출 시나리오 및 모의실험 정보
2.1 방사성제논 방출 시나리오 설정
현재 이용 가능한 대부분의 기상 수치예보자료는 3시간 단위로 배포되고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CTBTO에서는 핵 실험 단행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기상 수치예보자료 생산·배 포 시점으로부터 3시간 단위의 연속방출을 기본 시나리오로 적용하고 있다[2]. 하지만, IMS 관측망에서의 방사성제논 측 정은 12시간 또는 24시간 포집을 기준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실질적으로 유효한 방출 시간 분해능은 1일이며[12], 대기 중 의 133Xe 배경농도(background concentration)을 추정하기 위해 최근에 수행되었던 일련의 연구들[13-15]에서는 원자력 발전소와 동위원소 생산시설 등에서의 133Xe 일상방출에 대 해 일별 연속방출을 기본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핵폭발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133Xe의 양은 대략 폭발 3시 간 이후에는 1015 Bq·kt-1 정도(대기확산 모의실험에서 일반적 으로 사용하는 값)이고 폭발 이후 1일~1주일 사이에 최대 1016 Bq·kt-1 정도로 알려져 있다[4,16]. 지하핵실험의 경우에는 발 생한 133Xe 중에서 1~10% 정도가 지표를 통해서 대기 중으로 유출(leakage)될 것으로 추측되며[4], 북한이 수행한 일련의 핵 실험들처럼 밀봉이 잘 된 경우에는 그것보다 훨씬 적은 양이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일단 대기 중으로 방출된 133Xe 은 IMS 관측소에 다다르기까지 통상 1,000 km 규모의 거리를 확산·이 동하면서 10-14~10-18배 정도로 대기 중에서 희석(atmospheric dilution)되고 동시에 방사성붕괴(radioactive decay)에 의해 1일에 약 0.876배 정도씩 그 양이 감소한다[16,17].
대부분의 IMS 관측망에서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1 kiloton (kt) 수준의 폭발이 일어났을 때 발생한 133Xe을 탐지할 수 있 도록 관측장비의 최소검출농도(MDC; Minimum Detection Con-centration)를 설정하고 있고 이 값은 일반적으로 0.1~1 mBq·m-3 정도이며 일 방출량으로는 1011~1012 Bq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4,6,16]. Table 1에 제시된 북한의 6차 핵실험의 폭발규 모를 고려하면 133Xe의 총 생성량은 대략 1017 Bq 정도로 추정되 며 일별 연속방출을 기준으로 검출 가능성을 가진 방출의 최대 기간은 11월말까지이고 생성된 133Xe 중에서 1% 정도가 유출한 다고 가정하면 유효한 방출의 최대 기간은 10월말까지가 된다.
본 연구에서는 CTBTO에서 운영중인 IMS 관측망과 원자 력안전위원회의 133Xe 탐지 결과를 1 Bq의 가상 방출량을 적 용한 모의실험 결과와 비교하여 방출 시나리오의 타당성을 평가하였다. 방사성제논의 방출 시나리오는 통상적인 즉시 방출을 포함한 1일 간격 및 1주일 간격 지연방출을 기본 시나 리오로 설정하였다. Table 2에는 6차 핵실험과 이후 발생한 일련의 지진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 놓았다[1,9]. 여기서 ML은 지진의 리히터 규모(Richter scale)를 나타내고 mb는 실체파 규모(body wave magnitude)를 나타낸다.
Table 2
Occurred time (UTC) | Latitude (°) | Longitude (°) | Magnitude (ML) | Depth (km) | Distance from NTS (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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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3, 03:29:58 | 41.302 | 129.080 | 5.7 (mb) | - | - |
2017.09.03, 03:38:32 | 41.252 | 129.123 | 4.4 | - | 7 |
2017.09.23, 04:43:00 | 41.35 | 129.06 | 2.6 | 2 | 6 |
2017.09.23, 08:29:16 | 41.35 | 129.06 | 3.2 | - | 6 |
2017.10.12, 16:41:08 | 41.39 | 129.03 | 2.7 | 3 | 10 |
6차 핵실험 이후 발생한 유발지진이 풍계리 핵실험장 주 변의 지형에 압력을 가하고 균열이 발생하여 지하에 갇혀 있던 방사성제논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추가로 Table 2에 제시된 6차 핵실 험 이후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서 발생한 유발지진에 의한 지연방출 시나리오도 설정하였다.
2.2 LADAS 모델을 이용한 대기확산 모의실험 정보
Table 3에는 모의실험 정보를 정리하였다. 모의실험 기 간은 6차 핵실험이 단행된 2017년 9월 3일부터 11월 30일까 지이며 6차 핵실험과 이후 발생한 일련의 지진에 대한 정보 (Table 2)는 모두 기상청의 발표자료[1,9]를 따랐다. LADAS 모델에 활용한 기상 수치예보자료는 기상청에서 제공한 수 평분해능 12 km의 지역규모모델 산출자료(UM-RDAPS)를 사용하였고 모의실험 영역은 수치예보자료의 영역인 동아 시아 지역으로 한정하였다.
Table 3
Item | Cont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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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ulation period | 2017.09.03~2017.11.30 |
Meteorological data | KMA UM-RDAPS (12 km-horizontal resolution) |
Release start | Scenario 1. at 00 UTC each day (except for 09.03, 03:30 UTC) |
Scenario 2. n-week delayed after the nuclear test (0 ≤ n ≤ 12) | |
Scenario 3. immediately after earthquakes (3 earthquakes at the nuclear test, 09.23 1st, and 10.12) | |
Release amount | 1 Bq (continuous release) |
Duration of release | Scenario 1. lasted 1 day, Scenario 2. lasted 7 days, Scenario 3. lasted 20 days |
Number of particles | 106~107 Lagrangian particles |
Sampling points (receptors) | 3 sites in Korea (Geojin, Gangwha, Ulreung) and 6 IMS stations in the regional domain (CNX20, CNX22, JPX38, MNX45, RUX58, RUX60) |
방출시나리오에 관계없이 133Xe의 총 방출량은 단위 방출 량(unit release; 1 Bq)을 적용하였고 방출 시나리오는 다음 과 같이 3가지로 구분하였다.
1) 시나리오 1 : 즉시방출을 포함한 1일 간격 지연방출 (n-day delayed release)
2017년 9월 3일~11월 30일까지 핵실험 당일(03:30 UTC에 방출시작)을 제외한 매일 00 UTC에 방출을 시작하여 그 다 음날 00 UTC까지 1일(24시간) 동안 방출을 지속하도록 설 정하였다.
2) 시나리오 2 : 즉시방출을 포함한 1주일 간격 지연방출 (n-week delayed release)
핵실험 시간인 2017년 9월 3일 03:30 UTC에 방출을 시작 (즉시방출)하여 1주일(7일) 동안 방출을 지속하고 그 이후로 2017년 11월 26일(12주 지연방출)까지 직전 방출 시작시각 으로부터 1주일씩 지연하여 1주일(7일) 동안 방출을 지속하 도록 설정하였다.
3) 시나리오 3 : 즉시방출을 포함한 유발지진에 의한 지연방출
Table 2에 정리된 지진 중에서 시간차로 1일 이상 구분되는 3개의 지진(핵실험 직후, 2017년 9월 23일 첫 번째, 2017년 10월 12일 지진)을 선택하여 지진 발생시각을 기준으로 방출 을 시작하여 20일 동안 방출을 지속하도록 설정하였다.
모의실험 결과와의 비교를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CTBTO의 관측지점에 해당하는 우리나라의 거진, 강화, 울 릉(동해상의 지점은 위치를 알 수 없음) 3곳과 IMS 관측망 중 모의실험 영역 내에 존재하는 방사성제논 관측소 6곳 (CNX20, CNX22, JPX38, MNX45, RUX58, RUX60)을 샘플링 지점으로 선정하였다. Fig. 1에 모의실험 영역을 도시하고 방 출지점 및 Table 3에 제시된 9개의 샘플링 지점을 나타내었 다. CNX22 관측소는 중국 광저우에 있고 RUX60 관측소는 러시아의 캄차카 반도에 위치하고 있다.
3. 결과 및 고찰
3.1 시나리오 1
Fig. 2에 시나리오 1을 적용한 모의실험 중 2017년 9월 8일 00시 UTC에 방출을 시작한 경우의 결과를 도시하였다. 시나리오 1을 적용한 모의실험 결과 매 1일간 방출된 방사 성제논은 7~10일 정도 이후에는 Fig. 2와 같이 100~1,000배 이상 농도가 줄어 모의실험 영역내의 샘플링 지점에서는 거 의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방사성제논 플룸(plume)이 각각 의 샘플링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거 나 대기 중 희석과 방사성붕괴에 의해서 대기 중 농도가 급 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검출 가능한 일 방출량의 하한선이 1011~1012 Bq 정도[4,6,16]임을 고려하면 9개의 샘플링 지점 중에서 우리나라의 거진, 강화, 울릉 3곳과 IMS 관측망 중 RUX58 관측소에서만 모의실험 기간 중에 예측된 133Xe 농도 가 MDC 이상인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JPX38 관측 소에서는 MDC 수준의 농도만 예측됐고 나머지 IMS 관측소 들에서는 검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 1을 적용하면 일 단위 방출이기 때문에 방출 시나리오 자체의 물리적 개연성은 없지만 특정 날짜에 특정 지점에서 검출이 예상되는 방사성제논이 방출위치인 핵실 험장에서 어떤 날짜에 방출됐는지 추적이 가능하다. 핵실험 후 i 번째 날에 k 번째 샘플링 지점에서의 방사성제논의 농도 ck(i)는 핵실험 후 j 번째 날에 핵실험장 인근에서 방출된 방 사성제논의 핵실험 후 i 번째 날에 k 번째 샘플링 지점에서의 농도 ck(i, j)의 합으로 다음 식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여기서 방출 종료일은 핵실험 후 n 번째 날이고 (0≤j≤n), 샘플링 지점에서의 핵실험 후 i 번째 날은 항상 핵실험장 인 근에서 방출이 일어난 j 번째 날 이후 (j≤i) 이며, qj는 핵실험 후 j 번째 날의 일 방출량이고, ck(i, j)는 단위 방출인 경우의 농도이다. 복수의 관측소에서 각각 복수의 날짜에 탐지된 측 정값이 있는 경우에는 위 식을 이용하여 개별적인 날짜의 일 방출량 qj를 추정할 수 있다.
Fig. 3에 원자력안전위원회와 CTBTO가 133Xe을 탐지했다 고 보고한 거진(상단 좌측)과 RUX58 관측소(하단)의 해당시 기의 모의실험 결과를 도시하였다. 133Xe이 관측되지 않은 강 화의 결과도 비교를 위해 상단 우측에 함께 도시하였다. 거진 지역에서는 9월 9~10일, 13~16일에 상대적으로 관측 가능성 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실제 관측된 9월 9~10일에 해당하 는 피크에는 9월 8일에 방출된 방사성제논의 기여도가 가장 높고 9월 6, 7, 9일의 방출분도 기여한다. 9월 13~16일에 해 당하는 피크에는 주로 9월 12~14일의 방출분이 기여하는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발표자료에는 9월 11일 이후의 관측자료 가 없어서 모의실험 결과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강화 지 역에서는 9월 10~11일, 9월 15~16일에 관측 가능성이 높은데, 9월 10~11일에 해당하는 피크에는 9월 6~9일의 방출분이 주 로 기여하며 동일한 방출량을 기준으로 거진 지역에서 나타 나는 피크와 비교하면 상대적인 농도가 수 분의 1 정도로 낮 아 MDC 수준이거나 더 낮은 농도이어서 검출되기 어려울 것 으로 판단된다. 9월 15~16일에 해당하는 피크는 관측 가능성 이 더 높을 것으로 판단되나 비교할 수 있는 관측자료가 없다.
RUX58 관측소에서는 10월 5일, 19~20일, 27일에 133Xe 이 탐지되었고 모의실험 결과에서는 10월 5일, 13일, 19~20 일, 27~28일에 관측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5일에 해당하는 피크에는 10월 4일 방출분의 기여도가 가장 크고 10월 3, 5일의 방출분도 기여한다. 10월 13일에 해당 하는 피크에는 10월 12~13일의 방출분이 영향을 끼치는데 이날에는 RUX58 관측소의 관측자료가 없다. 10월 19~20일 에 해당하는 피크에는 주로 10월 18~19일의 방출분이 기여 하고 10월 17일 방출분도 일부 기여한다. 10월 27~28일에 해 당하는 피크에는 주로 10월 24, 27일의 방출분이 주로 기여 한다. 모의실험 결과 RUX58 관측소에서 예측되는 133Xe의 농 도가 나머지 다른 샘플링 지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기 때 문에 RUX58 관측소에서 실제로 133Xe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 다고 판단되며 실제로 RUX58 관측소가 정상 운영되지 않은 9월 중순까지를 제외하고 10월에 관측된 결과는 모의실험 결과에 잘 부합한다. 하지만, 동일한 기간에 대해 복수의 관 측소에서 각각 복수의 날짜에 133Xe이 탐지된 관측자료가 없 기 때문에 실제 관측값에 기반한 개별적인 날짜의 일 방출량 추산을 할 수 없어 모의실험 결과와 관측자료를 직접 정량적 으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3.2 시나리오 2
Fig. 4에 즉시방출(0주 지연방출)과 2, 4, 6주 지연방출에 해당하는 시나리오 2를 따르는 모의실험 결과를 2주 간격으 로 함께 도시하였다. 시나리오 2는 시나리오 1에 방사성붕괴 를 적용하여 1주일 단위로 일 방출량을 일정하게 하여 조합 한 것과 사실상 동일하다. 시나리오 1에서와 마찬가지로 샘 플링 지점에서 예측되는 상대적인 133Xe 농도는 거진, 강화, 울릉 및 RUX58 관측소를 제외하면 매우 낮다. 핵실험 후 처 음 며칠간은 9월 4~5일에 RUX58 관측소에서만 133Xe이 검 출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9월 9~11일과 21~24일에는 거진, 울릉 지역과 RUX58 관측소에서 관측 가능성이 있고 10월 4~5일과 17~20일에는 거진, 강화, 울릉 및 RUX58 관측소 모 두에서 133Xe 탐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Fig. 5에는 샘플링 지점에서의 관측 가능성이 높은 피 크에 해당하는 고도 100 m 이내의 지표면 인접층(surface layer)에서 각각 a) 즉시방출 후 50시간, b) 즉시방출 후 167 시간, c) 2주 지연방출 후 120시간, d) 4주 지연방출 후 99시 간, e) 6주 지연방출 후 114시간, f) 7주 지연방출 후 141시 간에 모의실험으로 예측된 133Xe 농도를 지도에 나타내었다.
즉시방출의 경우에는 초기에는 방사성제논 플룸이 북한 의 청진과 나선 지역을 지나 Fig. 5(a)에서와 같이 9월 5일 경 에는 러시아 연해주 지역에 도달하고 이후 동해 북부와 일본 훗카이도 지역을 지난다. 하지만 9월 7일 이후에는 남쪽으로 방향을 바꿔 동해북부를 지나 우리나라 동북부 지역으로 향 한다. 일부 해외 연구진들이 추정한 것[8]과는 달리 Fig. 5(b) 에 도시된 것처럼 핵실험 며칠 후부터는 일부 방사성제논이 핵실험장으로부터 직접 혹은 영변을 경유하여 우리나라 동 북부(거진) 지역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4주 지연방출의 경우에는 Fig. 5(c)에 도시된 2주 지연방출의 경우와 유사하 게 방사성제논 플룸이 초기에는 동해 북부와 우리나라 동북 부 지역을 지나다가 방향을 북동쪽으로 바꿔 Fig. 5(d)에 보 이는 것과 같이 10월 5일 경에는 RUX58 관측소 부근을 지난 다. 이 경우는 9월 23일에 발생한 지진으로 지연방출이 시작 되어 방출이 지속된다고 가정한 시나리오와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 6주 지연방출의 경우에는 초기에는 방사성제논 플 룸이 동해를 거쳐 우리나라와 일본 전역을 지나고 10월 18일 이후에는 Fig. 5(e)에서와 같이 RUX58 관측소 부근을 지나 연해주 지역을 향하다가 이후에는 희석되어 남쪽방향으로 대만 아래쪽까지 뻗어나간다. 이 경우는 10월 12일에 발생한 지진으로 지연방출이 시작되어 방출이 지속된다고 가정한 시나리오와 유사한 결과를 보인다. 7주 지연방출의 경우에는 방사성제논 플룸이 초기에는 북한 내륙을 거쳐서 직접 우리 나라 전역으로 유입되다가 10월 24일에는 RUX58 관측소를 지나고 이후에 방향을 바꿔 동해와 일본으로 향한다. 그러다 가 10월 27일 경부터 다시 RUX58 관측소와 연해주 방면으로 Fig. 5(f)에 나타난 것처럼 상대적으로 고농도의 플룸이 진 행한다. 8주 이상 지연방출의 경우에는 바람의 방향에 의해 대기 중에서 희석되어 동일한 방출량의 이전 기간에 비해 상 대적으로 영향이 적으며 동해와 RUX58 관측소에 일부 유입 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3 시나리오 3
Fig. 6에 시나리오 3에 따른 모의실험 결과 각각의 샘플 링 지점에서 예측되는 133Xe 농도를 도시하였다. 마찬가지로 동일한 방출량을 기준으로 각각의 샘플링 지점에서의 상대 적인 133Xe 농도가 거진, 강화, 울릉 및 RUX58 관측소를 제외 한 나머지 IMS 관측소들에서는 매우 낮아 이들 관측소들에 서는 사실상 방사성제논의 검출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 된다. Fig. 6에 표시한 화살표는 실제 133Xe이 검출된 결과에 대응하는 피크로 시나리오 3에 따라 수행한 모의실험의 결 과에서도 상대적인 농도값은 다르지만 시나리오 1, 2에서 확 인됐던 관측 가능성이 높은 피크가 대부분 나타났다. 시나 리오 1, 2를 적용하면 관측 가능성이 높은 방사성제논의 방 출시기와 방출량에 대한 추산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복수의 관측소에서 각각 복수 날짜에 검출된 관측자료가 충분히 있 지 않은 경우에는 지하핵실험으로 발생한 방사성제논이 대 기 중에 유출되는 과정에 대한 물리적으로 타당한 추론과 설 명이 불가능하다.
Fig. 7에는 핵실험 후 처음 며칠 동안 원자력안전위원회 에서 133Xe 검출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관측자료[3]와 시나리오 3에 따라 수행한 모의실험 결과를 함께 도시하였다. 거진 지 역에 9월 9~10일에 관측된 결과는 모의실험과 대체로 부합 되는 것으로 보이며 위치를 알 수 없는 동해상에서의 133Xe 관측값은 통상적인 MDC나 대기 중에서의 133Xe의 배경농도 와 비슷하여 추가 관측자료가 필요하다. 정성적으로는 해당 하는 기간에 울릉 지역에서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동해상에서 미량의 133Xe을 검출했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 예측된 우리나라 인근의 대기 중 133Xe 의 배경농도는 대략 0.1~0.5 mBq·m-3 정도[13]이고 이는 연도와 계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들 관측값에 대해서 인 위적인 핵폭발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일상적인 원자력시설 의 운영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6차 핵실험 시기 에 우리나라 인근 지역의 대기 중 133Xe의 배경농도에 대한 추 가적인 연구도 필요하다.
Fig. 8에는 RUX58 관측소에서의 133Xe 관측값(상단)과 시나리오 3(중단)과 시나리오 2(하단)을 따른 모의실험 결과 를 각각 나타내었다. Fig. 8에 도시한 것처럼 시나리오 2에 의한 모의실험 결과와 RUX58 관측소의 관측자료를 비교하 면 즉시방출, 4, 6, 7주 지연방출된 방사성제논이 주로 기여 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유발지진에 의한 방출시나리오(시나 리오 3)를 따르는 모의실험과 결과가 비슷하다. 결국, 유발 지진에 의해 핵실험장 인근의 지표에 균열이 발생하고 지하 에 갇혀있던 일부 방사성제논이 대기 중으로 유출된 후 검출 된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훨씬 물리적으로 타당한 가정이다. 한편, 방사성붕괴와 대기 중 희석이 발생하기 때문에 모의실 험 영역 밖으로 나갔던 방사성제논 플룸이 다시 모의실험 영 역 내로 돌아오는 경우에 샘플링 지점에서의 농도 기여도는 사실상 무시할 수 있으므로 전지구규모(global scale)가 아닌 지역규모(regional scale) 모의실험으로도 충분히 타당한 결 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4. 결론
본 연구진이 수행한 모의실험 결과에 따르면 핵실험 후 처음 며칠간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방사성제논의 검출 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 유일하 게 방사성제논의 탐지가 가능했던 RUX58 관측소는 당시에 정상운영되지 않아서 비교할 수 있는 관측자료가 없다. 일부 해외 연구진들이 추정한 것과는 달리 핵실험 며칠 후부터는 일부 방사성제논이 핵실험장으로부터 직접 혹은 영변을 경 유하여 우리나라 동북부(거진) 지역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 다. 그리고 핵실험 이후 10월에 RUX58 관측소에서 검출된 방사성제논은 9월 23일, 10월 12일에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에서 각각 발생한 지진의 영향으로 지하에 갇혀있던 일부 방 사성제논이 대기중으로 유출된 후 검출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모의실험 결과에 따르면 CTBTO가 운영중인 한반도 인근의 다른 관측소들에서는 예측되는 방사성제논의 농도가 최소검출농도(MDC)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방사성제논의 검 출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판단되며 해당 관측소들에서 실제 검출이 보고된 사례가 없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진이 수행 한 모의실험의 결과와 CTBTO의 RUX58 관측소와 우리나라 동북부에서 133Xe이 검출된 결과는 유발지진 시나리오에 대 체로 부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