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최근 핵연료주기와 관련된 연구 분야에서 상온 이온성 액 체(Room Temperature Ionic Liquids; RTILs)의 이용에 대한 연구가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온성 액체는 습식 용매추출 공정에서 사용하는 유기용매의 희석제를 대체할 수 있는 물 질로서, 그리고 건식 분리에서 고려하고 있는 고온 용융염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로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1-5].
이온성 액체는 유기 양이온과 유기 또는 무기 음이온의 이온결합으로 이루어진 염으로서, 100℃ 이하에서 액체로 존재하며, 특히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하는 이온성 액체를 상온 이온성 액체라고 한다. 이온성 액체가 주목을 받는 이 유는 여러 가지 특이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온 성 액체는 넓은 온도범위에서 액체로 존재하며, 비휘발성, 비가연성이고, 우수한 열적 안정성과 이온 전도도를 지니 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기 및 유기 금속화합물을 잘 용해하 고, 넓은 전위창(electrochemical window)의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청정용매, 촉매, 분리, 전해질, 바이오 분야에 서 다양하게 응용되고 있다. 원자력 분야에서도 이온성 액 체에 대한 연구가 미국과 프랑스, 인도 등을 중심으로 활발 히 진행되고 있는데, 방사성 폐기물로부터 악틴족 원소들의 분리 등에 사용되는 분자성 유기용매(molecular organic solvent)의 대체를 위한 연구들이 수행되었고[6-10], 다양한 금속 이온들을 추출하기 위한 용매로 이온성 액체가 사용 되어 특이한 추출거동을 나타낸 결과들이 많이 보고되었다 [11-14].
일반적으로 용액 중에서 방사성 핵종들을 제거하거나 또 는 악틴족과 란탄족 원소들을 상호 분리하기 위하여 용매추 출법이 사용될 경우, 각 방사성 핵종에 적합한 추출제를 선 택함과 더불어 추출상의 희석제로서 n-dodecane, kerosene 등과 같은 분자성 유기용매를 사용한다. 그렇지만 이들 분 자성 유기용매들은 대부분 낮은 발화점과 휘발성으로 인해 잠재적인 폭발 위험성이 있고 공정작업자와 환경에 대한 독 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분자성 유기용매를 이온성 액체 로 대체하여 사용할 수 있다면 공정의 위험성과 작업자의 위 해도를 경감할 수 있음은 물론 이외에도 몇 가지 유리한 점 이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이온성 액체는 낮은 증기압과 비발 화성의 특징이 있으므로, 추출상의 증발에 의한 손실이 거 의 없고, 기존의 분자성 유기용매보다 발화 등의 문제에서 더욱 안전하다.
본 연구에서는 친환경성 대체물질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이온성 액체를 이용하여 핵주기 발생 폐기물과 제염 발생 폐 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자 하며, 그의 일환 으로 기존에 사용 중인 n-dodecane (n-DD)을 이온성 액체 (Ionic Liquids; ILs) 로 대체 사용하여 악틴족 및 란탄족 금 속 원소 들의 추출거동을 조사하고, 이온성 액체의 대체물 질로서의 활용가능성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하여 악틴족과 란탄족의 대표원소로서 각각 Am(Ⅲ)과 Eu(Ⅲ)을 선정하여 n-octyl(phenyl)-N,N-diisobutyl carbamolylmethyl phosphine oxide (CMPO)-tri-n-butyl phosphate (TBP) / ILs 계에서의 추출 실험을 수행하였다. 이때 이온성 액체로는 음이온 bis (trifluoromethylsulfonyl)imide (Tf2N-)를 갖는 이미다졸리움 계열의 이온성 액체를 이용하여 Am(Ⅲ)과 Eu(Ⅲ)의 추출 분 배계수를 질산용액과 CMPO 농도의 함수로서 구하였고 이 로부터 추출 메카니즘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또한 착화제로 Diethylene triaminepentaacetic acid (DTPA)를 사용하여 Am(Ⅲ)과 Eu(Ⅲ)의 상호분리 가능성도 살펴보았다.
2. 실험
2.1 시약
추출제인 CMPO와 TBP, 그리고 n-DD, DTPA 등은 모 두 시약급의 Merck사 제품을, 그리고 이온성 액체는 ㈜씨트 리 제품의 [Cnmim][Tf2N] (n=4, 6, 8) (1-alkyl-3-methyl imidazolium bis(trifluoromethylsulfonyl)imide)을 구입하여 각 각 별도의 정제과정 없이 사용하였다. 사용한 이온성 액체와 CMPO의 분자구조를 Fig. 1에 나타냈다. 추출 분배계수 측정 을 위한 추적자(tracer)로는 241Am과 152Eu를 2 M HNO3에 용 해하여 만든 미국 IPL (Isotope Product Lab.)사의 제품을, 그 리고 질산용액은 Merck사의 65% HNO3 시약급 제품을 구입 하여 조건에 맞는 농도로 희석하여 사용하였다.
2.2 실험 방법
Am(Ⅲ)과 Eu(Ⅲ)의 추출 실험은 질산용액 수용상과 CMPOTBP/ ILs의 이온성 액체 유기상의 부피비가 1:1이 되도록 하 여 모두 상온의 조건에서 수행하였다. 원하는 농도의 질산용 액과 미리 선평형(pre-equilibration)시켜 놓은 CMPO-TBP/ [Cnmim][Tf2N] 1 mL를 0.1∼6 M 농도의 질산용액 1 mL와 함 께 바이얼에 주입하고, 여기에 추적자로서 241Am과 152Eu를 각 각 1 μL씩 첨가한 후 2 시간동안 진탕하여 241Am과 152Eu이 유 기상의 이온성 액체로 추출되도록 한다. 추출 평형에 도달한 시료는 1 시간동안 방치하여 유기상과 수용상으로 분리한 다 음, 분리된 유기상과 수용상으로부터 각각 0.5 mL씩 샘플을 채취하여 241Am과 152Eu의 방사능 농도를 MCA (multi channel analyzer, Model : Canberra DSA-1000, HPGe detector) 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한편, 이온성 액체와의 비교를 위 하여 분자성 유기용매의 CMPO-TBP/n-DD에 대한 실험도 수 행하였다.
241Am과 152Eu의 추출 분배계수(distribution ratio; DM) 와 분리계수(separation factor; SF)는 다음 식에 의해 계산 하였다.
여기서 [M]org 및 [M]aq는 각각 유기상 및 수용상에서의 241Am 또는 152Eu의 농도이다.
3. 실험 결과 및 고찰
3.1 추출 반응 속도
질산용액으로부터 이온성 액체를 이용하여 금속 이온을 추출할 때의 추출 평형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하여 추출 속도 (kinetics) 실험을 수행하였다. 이온성 액체는 추출 공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n-DD, kerosene 등과 같은 분자성 유기 용매보다는 점성이 훨씬 높기[1] 때문에 수용상에서 유기상으 로의 물질전달 속도가 느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온성 액체를 이용한 금속 이온의 추출에 있어서는 추출 속도가 중요한 변 수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따라서 질산용액으로부터 이온성 액체로의 추출 반응속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Am(Ⅲ)과 Eu(Ⅲ) 의 분배계수를 추출 시간을 달리하며 측정하였다. 추출 조건 은 수용상 질산의 농도를 2 M로 하고 유기상의 CMPO와 TBP 의 농도를 각각 0.05 M과 1.1 M로 하였으며, 이온성 액체는 알킬 그룹의 탄소사슬 수가 커서 점도가 상대적으로 가장 큰 [C8mim][Tf2N]을 사용하였다. 실험 결과 추출 시간에 따른 분 배계수의 변화를 Fig. 2에 나타냈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배계수 DM 값은 초기 20 분 동안 빠르게 상승하고 약 40 분 정도 지난 후에 평형에 도달 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서로 다른 분배계수 값을 보이는 Am(Ⅲ)과 Eu(Ⅲ)에 대하여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온성 액체 계에서의 이같은 추출 반응 속도는 분자성 유기용매계와 비교 할 때 상당히 늦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n-DD, kerosene 등과 같은 분자성 유기용매를 이용한 추출 실험에서는 추출 평형 시간을 5∼10 분으로 하고 있으며, 본 연구에서도 n-DD를 이 용한 실험에서 추출 시간 10 분과 20 분에서의 분배계수 값 들이 차이가 없이 일정하여 10 분 이내에 평형에 도달한 것을 확인하였다. 이와 같이 분자성 유기용매와 비교하여 [C8mim] [Tf2N] 이온성 액체계의 추출 반응속도는 느리게 나타났으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추출 반응이 모두 60 분 이내에 평형에 도달하였으므로 이후의 모든 실험에서는 추출 시간을 충분히 평형에 도달할 수 있는 2 시간으로 하였다.
3.2 이온성 액체의 질산 추출
질산용액으로부터 이온성 액체를 이용한 금속의 추출 시 에는 질산도 일부 이온성 액체로 추출되며, 추출제인 CMPOTBP도 질산의 추출에 영향을 미친다. 추출 과정에서 수용상 의 HNO3가 이온성 액체에 용해되어 유기상으로 이동을 하게 되는 데, 예를 들어 초기 농도 7.4 M의 질산용액을 [C4mim] [Tf2N]와 평형을 이루게 한 후의 최종 질산농도가 5.8 M이었 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16]. 이와 같은 질산의 추출률 을 알아보기 위하여 이온성 액체의 질산 추출 실험을 수행하 였다. 이온성 액체 ([Cnmim][Tf2N] 또는 CMPO-TBP/[C4mim] [Tf2N])를 농도가 0.01∼6 M인 동일한 부피의 질산용액과 혼 합 진탕하여 평형을 이루게 한 후, 수용상과 유기상 각각의 산 도(acidity)를 NaOH를 이용한 산-염기 적정법에 의해 측정하 였다. Fig. 3은 [Cnmim][Tf2N] (n=4, 6, 8)과 0.05 M CMPO-1.1 M TBP/[C4mim][Tf2N]의 질산 추출곡선(isotherm)을 수용상 질산용액의 농도변화에 대하여 도시한 그림이다.
그림과 같이 이온성 액체에 의한 질산의 추출은 수용상의 질산 농도가 높을수록 증가한다. 또한 [Cnmim]+ 양이온의 알 킬그룹 탄소사슬 수가 작을수록 질산 추출률이 증가하는데, 이는 탄소사슬 수가 작을수록 친수성(hydrophillic)이 강하기 때문에 이온성 액체에 질산용액이 보다 많이 용해되기 때문 이다. CMPO-TBP가 함유된 CMPO-TBP/[C4mim][Tf2N]의 질 산 추출률은 순수한 [C4mim][Tf2N]과 비교할 때 근소한 차이 를 보이고 있으며, 따라서 CMPO-TBP 보다는 주로 이온성 액 체에 의해 질산이 추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질 산이 유기상의 이온성 액체로 추출되며, 특히 수용상의 질산 농도가 높을 경우에는 상당량의 질산이 유기상으로 추출되기 때문에 수용상의 정확한 농도 조절을 위해서는 이온성 액체를 이용한 추출 실험 전에 원하는 농도의 질산용액과 선평형 (pre-equilibration)이 필수적이다.
3.3 질산농도의 영향
CMPO-TBP/ILs에 의한 Am(Ⅲ)과 Eu(Ⅲ)의 추출 시 질 산용액의 농도가 추출률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유기상을 0.05 M CMPO-1.1 M TBP/[Cnmim][Tf2N] (n=4, 6, 8)으로 하여 추출실험을 수행하였다. 질산용액의 농도는 0.01∼6 M로 변화시키며 실험을 하고, 질산용액의 농도변 화에 따른 Am(Ⅲ)과 Eu(Ⅲ)의 추출 분배계수를 Fig. 4에 나 타냈다. 분자성 유기용매인 n-DD에 대하여도 동일한 조건 에서 추출실험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함께 비교해 놓았다. 본 그림에는 나타내지 않았으나 추출 과정에서 유기상 물질 에 CMPO를 첨가하지 않았을 때는 분배계수의 값이 약 10-2 정도로 Am(Ⅲ)과 Eu(Ⅲ)이 거의 추출되지 않았고, CMPO를 첨가하게 되면 분배계수가 크게 증가하였다. Am(Ⅲ)에 대 하여는 이온성 액체를 사용한 경우에 질산농도 0.01 M에 서 분배계수 값이 200∼1000 정도의 높은 값을 보이고 질 산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분배계수가 점차 감소한다. 질산 농도의 변화에 따른 이러한 경향은 양이온 알킬그룹의 탄 소사슬 수가 다른 이온성 액체들에 대해서도 같게 나타나고 있으며, 탄소사슬 수가 클수록 분배계수 값이 작아지는 것 을 볼 수 있다. Eu(Ⅲ)에 대하여도 분배계수의 값이 Am(Ⅲ) 과 비교하여 작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질산농도의 변화에 따른 효과는 전체적으로 동일하다. 이러한 관측을 근거로 추출반응이 수용상의 금속 양이온과 유기상의 이온성 액체 양이온과의 교환에 의해 일어난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온 성 액체는 양이온 알킬그룹의 탄소사슬 수가 클수록 더욱 소수성(hydropobic)을 띠게 된다[1]. 따라서 탄소사슬 수가 클수록 수용상에서의 이온성 액체의 용해도는 감소하게 되 고 이온 교환에 의해 수용상으로의 이동이 더 어려워지게 되는 결과이다.
분자성 유기용매인 n-DD와 이온성 액체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다. n-DD의 경우에는 이온성 액체 를 사용했을 때보다 분배계수 값이 훨씬 작게 나타난다. 따 라서 Am(Ⅲ)과 Eu(Ⅲ)의 추출 시 n-DD를 이온성 액체로 대 체하여 사용하게 된다면 추출 효율이 현저히 증가하리라는 것을 실험결과로부터 알 수 있다. 또 하나의 커다란 차이점 은 n-DD의 경우에는 이온성 액체의 경우와는 달리 질산농도 의 증가에 따라 분배계수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CMPO는 중 성 추출제이기 때문에 금속 양이온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이 와 결합할 수 있는 음이온(NO3-)을 갖는 화학종을 필요로 한 다. 따라서 n-DD와 같은 분자성 유기용매를 사용하는 계에 서는 금속이온의 추출률이 수용상 용액의 산 농도가 증가할 수록 높아진다. 이와 같은 경향은 분자성 유기용매에서는 통 상 관측되는 것이지만, 유기상 용매로서 이온성 액체를 사용 했을 때는 추출 메카니즘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경향을 보인 다. 즉 수용상의 산 농도가 높을수록 금속이온의 추출률이 감 소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출 메카니즘과 관련하여 후 속 절에서 기술하기로 한다.
3.4 CMPO 농도의 영향
Fig. 5는 Am(Ⅲ)과 Eu(Ⅲ)을 추출할 때 추출되는 화합 물의 형태를 알아보기 위하여 질산용액의 농도를 2 M, TBP 의 농도를 1.1 M로 고정하고, CMPO의 농도를 0.03∼0.2 M 로 변화시켜 가면서 알킬그룹의 탄소사슬 길이가 다른 3종 의 이온성 액체를 이용한 Am(Ⅲ)과 Eu(Ⅲ)의 추출실험 결과 를 나타낸 것이다. 그림에서와 같이 이온성 액체 내에 CMPO 의 농도가 증가할수록 Am(Ⅲ)과 Eu(Ⅲ)의 추출률이 증가하 며, 알킬그룹의 탄소사슬 수가 서로 다른 이온성 액체들에 대해서 모두 기울기가 거의 일정하다. 로그-로그 그래프 상 에서 추출 데이터의 직선 기울기(slope analysis)는 추출반 응에서 Am(Ⅲ) 또는 Eu(Ⅲ)과 결합하는 CMPO의 분자수를 나타내는데[11, 16], 선형회귀분석에 의해 계산한 기울기의 평 균값은 Am(Ⅲ)과 Eu(Ⅲ)에 대하여 각각 3.0과 3.1이며, 이로 부터 CMPO와 이온성 액체를 이용한 Am(Ⅲ)과 Eu(Ⅲ)의 추출 반응에서 각각 3분자의 CMPO가 결합하여 1:3의 금속-추출제 복합착물이 형성됨을 알 수 있다.
3.5 TBP의 영향
Fig. 6은 2 M 질산용액으로부터 0.05 M CMPO-TBP/ [Cnmim][Tf2N]로 Am(Ⅲ)과 Eu(Ⅲ)을 추출할 때의 분배계수를 TBP 농도의 함수로서 나타낸 그림이다. 이때 이온성 액체 내 TBP의 농도를 0∼1.1 M로 변화시키며 추출실험을 수행 하였다.
TBP는 CMPO 추출제의 경우 상 보조제(phase modifier) 로 첨가되어 추출 용액 내에서 제3상의 형성을 방지하고 유기 상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온성 액체에 첨가하게 되면 CMPO를 쉽게 용해하는 작용도 하게 된다. 상 보조제로서의 TBP의 역할은 n-DD와 같은 분자성 유기용매를 사용하는 경 우와 이온성 액체를 사용하는 경우에 있어서 동일하지만, 금 속 이온들의 추출 효율면에 있어서는 TBP의 영향이 서로 다 른 효과를 보인다. 분자성 유기용매를 사용하여 질산용액으 로부터 금속 이온들을 추출할 때의 TBP에 대한 영향을 보면, 산화가 3가의 금속 이온들의 추출률은 TBP의 농도 증가에 따 라 아주 작게 감소하며, TBP는 금속 이온의 추출반응에 참여 하지 않는다고 보고된 바 있다[15]. 그러나 이온성 액체를 사 용한 본 연구의 실험결과는 Fig. 6에서와 같이 TBP의 농도가 0∼1.1 M로 증가함에 따라 추출 분배계수가 4∼10 배 정도 감소한다. 이와 같이 이온성 액체를 사용할 때 금속 이온들 의 추출률이 TBP의 농도에 영향을 받는 이유는 명확히 알 수 없으나, 추출제인 CMPO에 혼합된 TBP가 불순물로 작용하여 추출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이온성 액체를 사용한 본 실험에서는 유기상 용매 에 TBP를 첨가하지 않아도 CMPO가 잘 용해되었으며, 제3상 이 형성되는 것도 육안으로는 관측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온 성 액체의 경우에 있어서는 상 보조제로서의 TBP의 역할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온성 액체에 대하여 TBP의 첨가는 TBP 농도 증가에 따라 오히려 Am(Ⅲ)과 Eu(Ⅲ)의 추출률만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므로 TBP가 배제된 CMPO/ [Cnmim][Tf2N]의 사용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3.6 추출 메카니즘
3.3 절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질산용액으로부터 CMPO/ [Cnmim][Tf2N]를 이용한 Am(Ⅲ)과 Eu(Ⅲ)의 추출 시 CMPO/ n-DD를 사용할 때와는 달리 질산농도의 증가에 따라 추출 률이 감소한다. 이러한 이유는 유기상 용매의 종류에 따라 추출 반응의 메카니즘이 다르기 때문이다. n-DD와 같은 분자성 유기용매계의 추출에서는 금속 양이온이 수용상으 로부터 유기상 용매로 이동할 때 계의 전기적 중성을 유지 하기 위해 수용상의 음이온(NO3-)이 유기상으로 공침출되 며 중성의 복합착물로서 추출된다. 즉, CMPO/n-DD 계와 같이 질산농도의 증가에 따라 추출률이 증가하는 경우에 는 식 (3)과 같은 solvation mechanism (ion-pair extraction) 에 의해 추출이 일어난다. 반면에, CMPO/[Cnmim] [Tf2N] 계와 같이 질산농도의 증가에 따라 추출률이 감소 하는 경우에는 식 (4)와 같이 수용상과 유기상 사이에서 양이온의 교환(cation exchange mechanism)에 의해 추출 이 일어난다[16].
여기에서 M은 Am(Ⅲ) 또는 Eu(Ⅲ)이며, 첨자 aq와 org는 각각 수용상과 유기상을 나타낸다.
식 (4)로 제시한 양이온 교환 메카니즘이 타당하다면, 수용상의 음이온(NO3-)은 추출반응에 참여하지 않아야 하 며 수용상 내 [Cnmim]+의 농도가 증가하면 평형관계에 따라 Am(Ⅲ)과 Eu(Ⅲ)의 추출률이 감소되어야 한다. Fig. 7은 수용 상 음이온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하여 CMPO/[C4mim][Tf2N] 계를 대상으로 수용상의 질산용액을 염산용액으로 대체하 여 추출실험을 한 결과를 비교해 놓은 그림이다. 분배계수 의 값이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질산용액과 염산용액을 사용한 두 경우에 대하여 모두 산 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추 출률이 감소하며, 수용상의 서로 다른 음이온에 대한 효과 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추출반응에서 수용상의 음이온 은 영향을 미치지 않고 [H+] 이온이 반응에 참여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Fig. 8은 [Cnmim]+의 농도 변화에 따른 Am(Ⅲ)과 Eu(Ⅲ)의 추출률을 나타낸 그림으로서, 수용성(water-soluble) 이온성 액체인 [Cnmim][Cl]을 2 M의 질산용액에 녹여 [Cnmim]+의 농도를 0∼0.3 M로 조절하며 실험한 결과이다. 그리고 추출 메카니즘이 다를 것으로 생각되는 분자성 유기 용매인 n-DD에 대하여 동일한 실험을 수행한 결과도 함께 비교해 놓았다.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n-DD의 경우에는 금속 이온들의 추출률이 [Cnmim]+의 농도 변화에 따라 변하 지 않는다. 반면에 [Cnmim][Tf2N]의 경우에는 금속 이온들의 추출률이 모든 이온성 액체에 대하여 [Cnmim]+의 농도 증가 에 따라 조금씩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상과 같이 수용 상의 음이온이 추출반응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수용상 내 [Cnmim]+의 농도 증가에 따라 Am(Ⅲ)과 Eu(Ⅲ)의 추출률이 감소하므로 CMPO/[Cnmim][Tf2N]를 이용한 질산용액으로부 터 Am(Ⅲ)과 Eu(Ⅲ)의 추출반응은 양이온 교환 메카니즘에 의 해 일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3.7 온도의 영향
이온성 액체를 이용한 Am(Ⅲ)과 Eu(Ⅲ)의 추출 시 추출 온 도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하여 25∼55℃ 범위에서 10℃ 간격 으로 온도를 변화시켜가며 추출 실험을 수행하였다. 수용상 질산용액의 농도는 2 M로 하였고, 유기상 이온성 액체의 조건 은 0.05 M CMPO–1.1 M TBP/[Cnmim][Tf2N] (n = 4, 6, 8)로 하여 추출 실험을 수행하였으며, 온도의 변화에 대한 Am(Ⅲ) 과 Eu(Ⅲ)의 추출 분배계수를 Fig. 9에 나타냈다.
추출 온도의 증가에 따라 분배계수는 그림에서와 같이 감소하는데, 추출반응의 엔탈피 변화(ΔH)를 식 (5)의 Van’t Hoff 관계식[17]으로부터 계산하여 Table 1에 나타냈다.
여기서 T는 절대온도(K), R은 기체상수로 8.314 J/(K·mol) 이다. 추출반응에서의 엔탈피 변화는 Am(Ⅲ)과 Eu(Ⅲ), 그리고 [Cnmim][Tf2N] (n = 4, 6, 8)의 모든 이온성 액체에 대하여 큰 차이가 없이 음의 값을 가지며 모두 발열(exothermic) 반응임 을 나타낸다.
3.8 DTPA의 영향
DTPA는 악틴족과 란탄족 원소를 분리하기 위해 수용상 에 첨가하는 가용성(aqueous soluble) 착화제(complexing agent)로서, 일반적으로 다성분 용매 추출계에 DTPA를 첨가 하게 되면 추출 성분들의 추출률은 낮아지고 분배계수는 감소 하지만, 특정 성분에 대한 선택도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18]. 본 연구에서는 Am(Ⅲ)과 Eu(Ⅲ)의 추출실험에서 DTPA 를 이용하여 Am(Ⅲ)과 Eu(Ⅲ)의 분리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Table 2는 0.05 M CMPO-1.1 M TBP/[Cnmim][Tf2N] (n = 4, 6, 8)을 사용하여 2 M 질산용액으로부터 Am(Ⅲ)과 Eu(Ⅲ)의 추출실험을 수행하여 DTPA의 농도 변화에 따른 분 배계수(D)와 분리계수(SF)의 값을 나타낸 것이다. Am(Ⅲ) 에 대하여는 DTPA를 첨가하여도 추출률에 큰 변화가 없고, DTPA의 첨가량을 증가하여도 분배계수가 비슷한 값을 보이 고 있다. Am(Ⅲ)에 대한 이같은 경향은 알킬그룹의 탄소사 슬 수가 다른 모든 이온성 액체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이다. Eu(Ⅲ)에 대하여는 DTPA의 첨가에 의해 분배계수가 약간 작 아지기는 하지만, DTPA의 첨가량에 따른 분배계수의 감소 효 과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Eu(Ⅲ)의 Am(Ⅲ)에 대한 상호 분리도를 나타내는 분리계수(SF)를 살펴보면, DTPA를 첨가 한 경우에는 DTPA를 첨가하지 않았을 때와 비교하여 분리계 수의 값들이 약간씩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분리 계수가 DTPA의 첨가량에 비례하여 증가하지 않고 대략 비슷 한 값을 보이고 있으며, 분리계수의 값이 일반적으로 10∼20 정도로 높게 나타나는 n-DD와 같은 분자성 유기용매계의 경 우와 비교하면 아주 작은 값이다. 이온성 액체계에서 이렇게 DTPA의 분리 성능이 낮은 것은 이온성 액체에서는 Am(Ⅲ)과 Eu(Ⅲ)의 DTPA에 대한 안정화 상수(stability constant)의 차 이가 크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같이 DTPA에 의한 분리계수의 값이 크게 증가하지 않고, 더욱이 Eu(Ⅲ)의 분배계수가 모두 7 이상의 큰 값을 나타내고 있으므로 DTPA 는 Am(Ⅲ)과 Eu(Ⅲ)을 분리하기에는 적절한 착화제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4. 결론
이미다졸리움 계열의 이온성 액체를 이용하여 질산용액으 로부터 악틴족 및 란탄족 금속 원소의 추출 거동 및 이온성 액 체의 대체용매로서의 활용가능성을 조사하여 다음과 같은 결 론을 얻었다. 이온성 액체 [Cnmim][Tf2N] (n = 4, 6, 8)는 분자 성 유기용매와는 달리 질산용액의 농도 증가에 따라 추출 분 배계수 값이 감소하며, 양이온 알킬그룹의 탄소사슬 수가 증 가할수록 추출률은 감소한다. 이온성 액체의 사용은 분자성 유기용매인 n-DD와 비교하여 추출 분배계수에서 10∼1000 배의 증가 효과가 있으며, 휘발에 의한 위해성과 화재 및 폭발 의 위험성을 감소할 수 있는 부가적인 장점도 있다. [Cnmim] [Tf2N]을 이용한 질산용액으로부터 CMPO에 의한 Am(Ⅲ)과 Eu(Ⅲ) 추출반응은 양이온 교환 메카니즘에 의해 일어나며, 온 도가 낮을수록 추출 효율이 증가하는 발열 반응이다. 분자성 유기용매계에서 악틴족/란탄족 원소들의 분리에 사용되는 착 화제 DTPA는 이온성 액체 계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