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고준위폐기물을 지하 500 m 부근의 무산소 심부 지반에 처분하고자 하는 심지층 처분연구가 많은 나라에서 수십 년 간 수행되어 왔으나, 여전히 수천 년에서 수십만 년에 이르 는 금속 처분용기의 부식수명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남아 있 다. 500 m 심부 환경은 부식을 야기하는 산소가 없지만, 시 추공 주변을 흐르는 지하수에 포함된 황화합물과 같은 잠재 적 부식인자의 영향, 그리고 방사분해로 발생되는 H2O2 또 는 라디컬에 의한 부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1]. 한편, 최근 에는 고준위폐기물 처분용기의 보다 안전한 영구처분을 위 해 500 m보다 더 깊은 지 3~5 km 심부시추공에 처분용기를 매몰하려는 연구가 유럽지역과 미국 등 몇몇 나라에서 검토 되고 있다[2-4]. 지하 3~5 km 심부는 고염분 층상 지하수체 가 지표의 지하수체와 전혀 혼합되지 않고 지하에 정체된 상 태로 부존하기 때문에 방사성 핵종의 지상유출이 희박하며, 지각 변동에 의한 시추공의 영향도 무시될 정도로 줄어든다 는 장점이 있다[2].
따라서 심부시추공 처분용기는 부식수명보다는 구조적 강성이 강조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두터운 탄소강관을 밀봉 한 단순한 구조로 설계된다[5]. 하지만 심부 3~5 km는 100℃ 이상의 지열과 사용후핵연료에서 나오는 붕괴열로 인해 처 분용기 주변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이 상승한다. 또한 심부 의 지하수압이 5 km 깊이에서 약 57 MPa에 달하기 때문에 처분용기의 기계적 구조 설계가 매우 중요해진다[6, 7].
심부시추공 탄소강 처분용기는 크게 두가지 단점이 있다. 첫째는 처분용기가 두터운 강관으로 제작되므로 매우 무겁다. 고하중 처분용기는 심부시추공 처분공정에서 매우 불리하 게 작용한다. 심부 3~5 km까지 내리는 정치공정 시간을 줄 이기 위해서 한번에 내리는 처분용기의 수량은 10~40개로 행렬을 이루게 되며, 무거운 처분용기는 정치용 권상기구와 하강용 파이프에 큰 부하를 주게 된다. 따라서 한 번에 내 릴 수 있는 처분용기의 개수는 처분용기의 자체 하중에 따 라 제한 될 수밖에 없고, 공정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처분용기의 중량을 줄일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개수의 처분 용기를 내려 운영기간을 줄임으로써 경제적으로 이득을 가 져올 수 있다. 두번째 탄소강관 처분용기의 단점은 고온으 로 갈수록 기계적 강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8, 9]. 5 km 심 부는 지열로 인해 160℃까지 오를 수 있으며, 처분용기에 장입된 사용후핵연료의 붕괴열로 인해 용기 중심 온도는 최 대 38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10]. 구조용 탄 소강이 400℃를 기점으로 항복강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 을 고려할 때[9], 탄소강 외에 열적으로 안정한 처분용기 재 료가 요구된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일반적인 탄소강이 가지는 고중량 과 고온에서의 강성 저하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SiC를 심부시 추공 처분용기 재료로 고려하고, 그 타당성을 검토하고자 하 였다. SiC 심지층 처분(Deep geological disposal or Mined disposal)용기는 이미 A. Kerber[11] 등에 의해 이미 2013년 경 제안된 바 있다. 처분 깊이가 3~5 km에 달하는 심부시추 공 처분의 경우에는 처분용기의 부식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 을 수 있기에 부식되지 않는 SiC 세라믹 용기는 적합한 대안 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Table 1에서 알 수 있듯이 SiC는 내 부식성 말고도, 금속보다 가볍고, 기계적 강도가 우수하고, 또한 열전도도는 탄소강보다 높다는 장점이 있다[12, 13].
따라서 심부시추공 처분용기로서 SiC가 적합한 재료라 고 본 논문에서는 판단하였다. 왜냐하면 SiC 용기는 5 km 심 부 처분환경에서 예상되는 400℃의 높은 온도에도 SiC는 기 계적 강도 저하가 거의 없으며, 내부 붕괴열의 발산에 유리 한 높은 열전도도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본 논문에서는 SiC를 이용한 사용후핵연료 처분용기의 설계와 소형 SiC 용 기의 제작 사례를 보였다. 그리고 국내 심부환경에서 SiC가 적합한 재료인지 평가한 시험내용을 함께 제시하였다.
2 선행 연구
SiC는 높은 강도, 고온에서의 구조적 안정성, 그리고 뛰 어난 내방사선 때문에 원자력 분야에서 구조재로 사용하려 는 노력이 많이 있어왔다. 최근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경수 로 핵연료 피복관 재료로서 사용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 다[14].
SiC 피복관 제작공정은 SiC 섬유 혹은 그 섬유로 짠 피복 을 3차원 원통으로 예비 성형하고, 그 성형체를 다시 SiC 전 구체로 함침 한 후, 후처리하여 SiC 매질을 형성하는 공정으 로 구성된다. 하지만 SiC composite는 제작 단가가 높은 편 이며, 열전도도가 10~25 W/mK 수준으로 순수 SiC 소결체 보 다 낮은 문제점이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독일 연구기관 SiCeram GmbH의 A. Kerber에 의해 사용 후핵연료 처분용기 내부의 밀봉용기 재료로서 SiC 소결체가 제안되었다[11]. 제안된 SiC 용기는 내부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하여 집합체에서 분리된 연료봉만을 장입하도록 되어 있다. 연료봉 사이의 빈 공간은 14C graphite 방사성폐 기물 용융물을 채우는 것을 제안하였다. 왜냐하면 graphite 는 열전도도가 우수하고, 기계적 강도가 양호하기 때문이 다. 사용후핵연료 집합체를 해체하여 연료봉 만을 장입하는 방법은 구경이 작을수록 유리한 심부시추공 처분공정에도 적합한 방법으로 판단된다.
한편, SiC 용기는 사용후핵연료 집합체 길이에 해당하는 4~5 m 길이로 단품 제작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여 러 개의 원통을 접합하면 충분히 긴 용기의 제작이 가능할 것 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소결된 SiC는 용융이 되지 않기 때문 에 일반적인 용접방법으로 접합이 힘들다. SiC와 SiC 사이를 결합하는 방법으로는 Diffusion bonding, Transient eutectic phase joining, Solid-state displacement reactions, Glassceramic joining, Preceramic polymer routes, Laser joining, 그리고 Selective area CVD (Chemical Vapor Deposition) 등 수많은 방법이 있지만[14], 처분용기의 제작에 레이저 접 합(Laser joining)이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세 라믹 재료의 용융점은 매우 높기 때문에 원하는 지점을 짧 은 시간에 고온으로 올리는 방법으로 레이저가 유리하기 때 문이다. 레이저 접합에는 조건에 맞는 적합한 융착제를 선 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방사선 안정성과 경제성 등을 고려하 여 결정해야 한다. SiC 용기와 SiC 마개부의 레이저 접합은 J. Knorr[15]에 의해 레이저의 종류와 융착제에 관한 연구가 많이 연구되었다. J. Knorr는 파장이 10.6 ㎛인 CO2 레이저 와 파장이 1.06 ㎛인 Nd:YAG 레이저가 접합에 적당한 것으 로 제시되었으며, 융착제로는 Al2O3-Y2O3-SiO2 산화물 조합 이 실제 시연에서 가장 우수한 접합강도와 낮은 헬륨 투과율 을 나타낸다고 보고하였다.
SiC는 오랜 처분 기간에도 부식이 되지 않으면서, 기계 적 건전성이 우수한 장점이 있는 물질이다. 하지만 심부시추 공 처분용기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로를 장입하고 나서 최소한의 작업으로 밀봉할 수 있는 접합 기술을 확보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접합부는 방사선에 의한 열화가 없어 야 하고, 기계적 건전성이 충분히 유지되어야 한다. 또한 SiC 는 세라믹이 가지는 취성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서는 내충격성을 보완할 수 있는 multi-layer wall 개념이나, 앞서 언급된 Fiber-reinforced SiC Composite 구조를 도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3 심부시추공 처분용기의 설계
3.1 심부시추공 처분용기의 기본개념
국내 사용후핵연료 집합체 1다발을 처분할 수 있는 SiC 심부시추공 처분용기를 설계하고 그 적용가능성을 검토해 보았다. 한국 표준형 원전용 개량 연료인 Plus7(16×16 핵 연료봉 배열 집합체)을 대상으로 하고, 초기농축도 4.5wt% 와 방출연소도 55 GWd/MtU을 갖는 고연소도 사용후핵연료 로 가정하였다. 실제 SiC 용기에 들어가는 1다발의 사용후핵 연료 집합체의 치수는 길이 4,528 mm, 단면 길이 207×207 mm, 대각선 길이 293 mm를 고려하여 설계하였다. 기준 사 용후핵연료 집합체 1다발을 밀봉할 수 있는 SiC 용기 크기와 그 구성을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실제 큰 길이의 SiC 실린 더를 한번에 제작할 수 없기 때문에, 약 330 mm 길이의 SiC 실린더 14개를 접합하여 내부 길이 4,620 mm 실린더를 구 성하고, 실린더 양단을 40 mm 두께 SiC 판재로 마감하는 것 으로 설정하였다. 각 부분을 접합하는 방법으로는 앞 절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레이저 접합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하였다. 한편, 직사각 형태의 사용후핵연료 집합체와 원통형 SiC 용 기 사이에는 빈 공간이 있으며, 내부 붕괴열의 외부 방출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진동에도 취약할 수 있다. 따라서 빈 공 간은 열전도도가 우수한 SiC 분말이나 graphite 분말로 채우 는 것으로 하였다.
심부시추공 처분용기는 지상에서 지하로 약 3~5 km 구 간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취급을 위한 외부 구조가 필요하다. 그리고 SiC 용기는 그 자체로 충격에 약하기 때문 에 충격에 강한 금속 외부용기로 재차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목적으로 내부식성이 뛰어나고 충격에 강한 외부 스 테인리스 용기를 도입하였다. 스테인리스 용기는 SiC 기밀용 기를 보호하고, 각각의 처분용기를 수십 개 단위로 연결할 수 있는 구조로 하였다. 스테인리스 외부용기로 구성된 수십 개 의 처분용기 행렬은 일직선으로 연결하여 지상의 정치장치 를 통해 심부시추공 하부로 내릴 수 있도록 하였다.
3.2 심부시추공 처분용기의 설계 조건
심부 5 km로 내려가면서, 수압은 깊이와 염도에 따라서 점차 상승한다. 계산을 용이하게 하기 위하여 염도의 수직적 분포를 보수적으로 가정하여 계산하였다. 처분심도 500 m 까지 지표면의 담수로부터 심도에 따라 (1.1× 담수 밀도)와 같이 변화하며, 그 이후에는 심도 5 km까지는 (1.3× 담수 밀 도)로 변한다고 가정하여 계산하였다[16]. 한편 지하수의 온 도와 관련해서는 25 ℃·km-1의 온도 구배를 가정하였다. 그 결과 심부시추공 바닥에서의 지하수압은 약 57 MPa (8,250 psi), 온도는 약 140℃로 추정되었다. 한편, SiC 용기는 최대 300℃ (572℉)까지 붕괴열로 인하여 내부 온도가 상승한다 고 가정하고, 300℃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처분 용기 행렬의 하중 조건은 10~40 개의 처분용기가 한 줄로 약 50~200 m 길이로 처분공에 정치된다는 가정 하에 설계하였 다. 따라서 단일 처분용기 구조는 사용후핵연료 집합체, 채움 재, SiC 기밀용기, 그리고 스테인리스 금속용기 순으로 구성 된다. 이에 기본 설계조건은 다음과 같이 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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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C 기밀용기 단독으로 외력 57 MPa를 감당할 수 있어 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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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용기는 처분용기 행렬의 인장 하중을 지탱할 수 있 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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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 SiC 기밀용기의 내부 공간은 사용후핵연료 집합체 1다발이 충분히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3.3 SiC 기밀용기의 설계
위의 설계 조건에 따라, SiC의 내부 공간은 ID 310 mm, IH 4,620로 설정하고 설계하였다. 그런데 SiC 용기와 같은 세 라믹 재료의 외압용기 규정은 KS 규격이나 ASME 규격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대부분의 SiC 물성치는 고온 (1,000℃) 과 상온에 국한되어 있지만, 상온과 300℃에서의 물성 차이 는 거의 없다[17]. 따라서 Takagawa가 제시한 SiC Hull 물 성치(Compressive Strength 2,500 MPa, Young’s Modulus 440 GPa)를 용기 설계에 반영하였다[12].
SiC 용기의 외압조건에서 내력(buckling pressure)은 적 어도 57 MPa 이상이 되어야 한다. 세라믹 용기 두께에 따른 내력(Pk)은 Takagawa가 제시한 식(1)을 통해 구하였다.
여기서, E: Modulus, v: Poisson’s ratio, t: thickness, 그리고 rc : 벽체 중심 반지름이다. 식 (1)의 계산 결과, 약 13 mm 두께인 경우, 용기의 내력은 약 59.1 MPa로 계산되었으며, 안 전율을 충분히 고려하여 용기의 두께를 20 mm(Pk ~ 201 MPa) 로 설정하였다.
이밖에도 원통형 SiC 구조에서 반지름 방향, 원주 방향, 및 축방향의 응력은 각각 57 MPa, 619 MPa, 및 338 MPa로 서, SiC의 재료 압축 강도 2,500 MPa 보다 충분히 낮게 계산 되었다.
SiC 기밀용기의 상하 평판의 두께는 금속 외압용기 설계 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KS B 6734 규격에 제시된 식(2)를 적용하여 정하였다. SiC 재료의 허용 응력은 압축강도의 1/2 수준인 1,250 MPa로 설정하였다.
여기서, d : 용기내경, C : 부착방법에 따른 정수(=0.33), P : 설계압력, σa : 허용 응력, 그리고 η : 용접 효율(=1)이다. 계산결과 상하평판의 두께는 38 mm로 계산되었으며, 설계 두께는 보수적으로 40 mm를 적용하였다.
3.4 스테인리스 금속용기의 설계
금속용기는 SiC 기밀용기를 보호하고, 수십 개의 처분용 기를 연결하여 심부로 내려가는 용기 행렬을 구성할 수 있어 야 하므로, 인장하중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매우 중 요하다. 사용후핵연료 집합체 1다발의 무게는 약 640 kg이다. 여기에 앞서 설계된 SiC 세라믹의 재료 밀도를 3.15 g·cm-3로 산정하면 그 하중은 약 277.4 kg으로 계산된다. 금속용기 재 질인 스테인리스 강은 연성이 좋은 STS 316L을 적용하였다. 금속용기는 범용 양산 규격 400A, Sch.40 (OD 406.4 mm, t 12.7 mm)을 적용하였으며, 금속용기 내부 길이는 SiC 용기 길이를 고려하여 약 4,750 mm로 설정하였다. 금속용기는 SiC 용기에 대해 내부 clearance 16.9 mm, 상부 간극 50 mm 를 지닌다. 실제 SiC 용기 내부에는 완충을 위하여 사용후핵 연료 주변에는 완충 및 열전달 목적의 채움재가 들어간다. 채 움재로는 SiC powder를 설정하였다. 이를 근거로 금속용기 의 하중을 계산한 결과, 처분용기의 총무게는 2.16 ton으로 추산되었다(Table 2).
처분용기 10개(약 50 m 길이)를 직렬로 연결할 경우, 행 렬 무게로 인한 상단의 인장력은 최대 약 211.6 kN 이며, 외 부 스테인리스 용기 벽(두께 12.7 mm)에 걸리는 인장력은 약 12.0 MPa로 추산된다. 그리고 처분용기가 40개(약 200 m 길이)가 되면, 그 외부 스테인리스 용기 벽에 걸리는 인장력 은 약 48.1 MPa로 증가한다. 이는 재료 STS 316L의 항복강도 (175 MPa) 및 인장강도(480 MPa)에 비해 충분히 낮은 값이 므로 범용 스테인리스 강관 규격 400A, Sch.40 (OD 406.4, t 12.7)로 금속용기를 제작하는데 충분하였다.
앞장에서 심부 57 MPa 지하수압에 고려하여 설정된 용 기의 치수를 근거로 SiC 기밀용기, 스테인리스 행렬 용기 를 상세 설계하고, Fig. 1에 나타내었다. Fig. 1에 SiC 설계 도와 사용후핵연료가 들어간 단면 모습 표시하였으며, 스 테인리스 금속용기와 SiC 내부 용기가 들어간 단면 모습을 표시하였다. 그리고 스테인리스 금속용기 10개를 연결한 단 면 모습을 나타내었으며, 용기 사이에는 소캣 방식의 연결 조 인트가 표시되어 있다.
4 처분용기의 제작과 특성
4.1 SiC 용기 제작
SiC 용기의 제작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국내 세라믹 업체인(주)맥테크에 의뢰하여 1/3 축소 규모 SiC 용기를 상압 소결법으로 제작하였다. 상압소결법은 SiC 분말과 바인더를 혼합, 압축성형, 및 고온소결하는 방법으로 형상을 얻는 공법 이다. 상압소결법은 우수한 품질의 SiC 성형품을 얻을 수 있 다는 장점이 있으나, 대형 제품 제작이 어렵고, 가공비가 비 싸서 제작 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성형품을 소결 하게 되면 바인더가 증발하면서 부피가 20% 가까이 줄어들 게 되므로 최종 제품의 치수 조절에 세밀함이 필요하다. 열 처리를 통해 소결된 SiC 용기는 2차로 원하는 직경과 두께로 정밀 가공을 하였으며, 마개도 함께 제작하였다. 제작된 SiC 용기의 크기는 OD 115×t 6.0×L 470 mm이었다(Fig. 2(a)).
한편, ㈜에코텍코리아에 의뢰하여 반응소결법으로도 외 경 190 mm의 SiC 를 제작하였다. 반응소결법은 Carbon 혹 은 Graphite를 molten Silicon과 직접 반응시켜 SiC 구조체 를 얻는 공법이다. 반응소결법으로 얻어진 물질은 SiSiC로서 금속 silicon이 포함되어 있어, 열전도도가 높고 취성도 높은 특징이 있다. 반응 소결법(reaction sintering)으로 제작된 원 통 모형의 SiC 기밀용기 크기는 OD 190×t 3.0×L 405 mm 내경 184 mm 이었다(Fig. 2(b)).
국내 세라믹 중소기업들은 SiC 용기 제작기술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규모 제작을 하려면 소결로 규모 가 커지게 되므로, 예상하지 못한 공정상의 어려움도 예상된 다. SiC 용기의 치수를 정확히 맞추기 위해서는 후가공을 해 야 하지만, SiC 재료 경도가 너무 높아서 가공이 어렵다. 따라 서 가공비용이 올라가는 단점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 이상으 로 향후 SiC 용기 제작기술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 은 추가적인 실증 시험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4.2 SiC 용기의 성능분석
4.2.1 열전도도
㈜맥테크(MacTech)에서 상압소결로 제작한 SiC 용기에 서 채취한 샘플과 한국씰마스터(KSM)에서 제공한 반응소결 방식의 SiSiC 샘플의 열전도도를 비교하였다. SiC의 열전도도 는 극저온에서는 온도에 따라 증가하지만, -173℃(100 K) 이 상에서는 감소한다[18]. 순수한 SiC 단결정의 경우 상온 열전 도도는 400 W·m-1·K-1 이상 높게 나오며, 무정형인 경우에는 소결방식과 불순물의 함유량에 따라 감소폭을 달리하지만, 일반적인 SiC 상온 열전도도는 100~200 W·m-1·K-1 사이에서 결정된다[19]. SiC열전도도는 열확산도(thermal diffusivity) 를 측정하여 식(3)으로부터 계산하였다. 식(3)에서 κ 는 열전 도도, ρ 는 재료 밀도, Cp 는 비열, 그리고 열확산도이다.
시험에서는 30℃, 50℃, 그리고 100℃에서의 열확산도 를 측정하였으며, 계산으로부터 얻어진 열전도도 비교 그 래프를 Fig. 3에 제시하였다. 측정 결과, 반응소결 방식의 SiSiC가 상온소결방식의 SiC 보다 높은 열전도도를 보였다. 그리고 제작된 SiC 시험용기는 Table 1에 제시된 저탄소강 의 열전도도 54 W·m-1·K-1 [13]보다 높은 열전도도를 갖고 있 음을 확인하고, 처분용기의 우수한 방열기능을 기대할 수 있었다.
4.2.2 장기안정성
SiC 용기의 심부처분조건에서의 장기안정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맥테크에서 제작한 SiC 용기에서 채취한 원형 시편 (두께 1.0×직경 10 mm)을 처분공과 유사한 조건에서 3년 간 장기안전성을 시험하였다. SiC 시편을 Ca형 경주 압축 벤토나이트(건조밀도 1.6 g·cm-3) 사이에 넣은 후, 이들을 부식셀에 넣고, 70℃ KURT 지하수에 약 3.2년간 KURT 항 온챔버에서 유지하였다. 공급된 KURT 지하수의 pH는 약 8.3~8.5의 약 알카리였으며, 용존산소량은 2.0~2.5 mg·L-1로 많은 편이었다. 3년이 경과된 부식셀의 해체 모습을 Fig. 4 에 나타내었다. 회수된 SiC 시편은 초음파로 깨끗이 표면을 세척한 후, 분해능 10-4 g 수준에서 무게 변화를 측정하고, 광 학현미경으로 표면을 관찰하였다. 그 결과, SiC 시편 무게는 3년 동안 전혀 변하지 않았으며, 표면 상태도 깨끗하였다. 그 리고 SiC 표면을 XRD로 분석을 한 결과, 표면에는 벤토나이 트로부터 나온 montmorillonite와 Silica만 미량 검출되었을 뿐, SiC와 관련되는 새로운 생성물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수분에 의해 Silicon carbide는 산화가 촉진될 수 있으나[20], 400℃ 이상의 고온에서 산화가 시작된다는 선행 연구결과를 참조하면[21], 시험온도 70℃에서는 산화반응이 발생하기 힘 들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SiC 용기는 지하 처분 환경에서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 Fig. 5
5 결론
심부시추공 처분은 지하 5 km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높 은 열과 외압 조건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탄소강 용기 는 강성의 저하와 내부식성이 문제가 있었다. 이에 본 연구 에서는 부식이 되지 않고, 열에 안정한 세라믹 소재의 SiC 심 부시추공 처분용기를 제안하고자 하였다.
문헌 분석 결과, 세라믹 재료인 SiC는 기계적 건전성, 높 은 열전도도, 그리고 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높은 물질이었 으나, 세라믹이 가지는 취성과 SiC와 SiC를 접합하는 방법이 문제시 되었다. 이들 문제점을 극복하는 방안으로 Fiber-reinforced SiC Composite 구조가 파악되었으며, SiC 용접방법 으로는 레이저 용접이 효과적인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PWR Plus 7 사용후핵연료 집합체를 가 정하고, 높은 압력에도 견딜 수 있는 심부시추공 SiC 기밀 용기와 이를 심부로 정치하기 위한 스테인리스 행렬 용기를 설계해 보았다. 그리고 SiC 용기의 국내 제작 가능성과 특성 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 세라믹 기업에 의뢰하여 소형 SiC 용 기 제작을 시연하였다. 제작된 SiC 용기에서 채취한 샘플에 서 측정된 열전도도는 탄소강 보다 높게 측정되었다. 그리고 KURT 70℃ 고온 환경에서 3년간 SiC 샘플의 내구성 시험을 통하여, SiC는 KURT 지하 시험 환경에서 재료의 변화가 전혀 없음을 확인하였다.
이상으로 SiC 용기는 제작과 내구성 측면에서, 심부시추 공 처분용기 재료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하지만 SiC 용기를 최종적으로 심부시추공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심부시추공과 유사한 고온 고압의 혹독한 환경에 서 장기안정성 시험을 거친 후에 가능할 것으로 본다. 충분 한 실험을 통해 SiC 용기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면, 장반감기 핵종이나 고준위 폐기물의 영구 밀봉을 위한 기밀 용기 재료 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