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서론
일차계통 냉각재의 부식생성물(corrosion product)은 증 기발생기 전열관 및 각종 배관의 일반부식으로부터 기인되 어 일부는 냉각재로 용출된 후 핵연료 계통에서 냉각재와 피 복관과의 온도차에 따른 용해도 차이에 의해, 또는 입자성 부 식생성물과 연료 피복관 표면과의 비탄성 충돌에 의한 물리 적인 침적 메커니즘에 의해 연료 표면에 침적된다. 연료 표 면에 침적된 크러드(crud)는 일정 기간 동안 노내에 체류하 면서 중성자 조사에 의한 방사화 과정을 통해 방사능을 띠게 되고, 다시 냉각재로 용출되어 증기발생기 표면 또는 계통 배 관의 표면 산화막으로 재분배되면서 일차계통의 선량율 증 가를 유발하게 된다. 따라서 일차계통의 선량율이 축적되는 과정을 정확히 모델링하기 위해서는 크러드의 연료 침적과 노내 체류시간, 크러드의 노외 방출 및 일차계통 침적 등에 관한 종합적인 정보들을 필요로 한다. 이중 크러드의 연료 및 계통 침적 메커니즘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1,2,3]들이 시도된 바 있으나, 크러드의 노내 체류 시간에 대한 연구는 최근까지도 매우 부족한 실정인데, 이는 연료 크러드의 채취 및 분석이 극히 제한적으로만 시행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연료 크러드는 연료 초음파 세정(Ultrasonic Fuel Cleaning) 또는 Fuel Scraping을 통해 채취될 수 있다. 하지만 연료 초음파 세정 시에 채취되는 크러드 시료는 각 Span별 크러드 분포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못 한다. 이는 연료 초음파 세정이 연료의 특정 Span의 정해 진 구간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Fuel Scraping을 통해 채취된 연료 크러드 시료는 각 Span별 크러 드 분포 및 노내 체류시간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제공해주 지만, 많은 경비가 소요되므로 특별한 목적 이외에는 잘 활 용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한울1호기 17주기 아연주입 운 전 후의 주입효과 평가를 위하여 2010년 9월, 한울1호기 사 용후연료저장조에서 국내 최초로 Fuel Scraping 시료채취 및 분석을 시행한 바 있다(Fig. 1).
본 논문에서는 한울1호기 17차 O/H시에 채취된 연료 크 러드 시료를 활용하여 크러드의 비방사능 농도 및 노내 체류 시간을 계산한 결과를 기술하였다.
2.본론
2.1.연료 크러드 시료 채취
한울1호기는 2009년 3월 24일 원자로 임계에 도달된 이 후 2010년 8월 28일 발전 정지되었다. 연료 크러드 시료는 2010년 9월 4일부터 9월 5일까지 이틀간 한울1호기 사용후 연료저장조에서 채취되었으며, 한울1호기 17주기에 연소된 연료 중 1회연소 2다발, 2회연소 1다발을 대상으로 총 63개 가 채취되었다. 다음의 Table 1은 크러드 시료가 채취된 연 료의 내역을, Fig. 2는 한울1호기 17주기 연료집합체의 장전 위치를 보여준다.
연료 크러드 채취를 위해 먼저 X-Y 검사테이블에 크러 드 채취장치(Scraper)를 장착하고 공기 실린더 모터 작동에 의해 크러드 채취장치가 연료 특정부위 지점에 접근토록 한 후, Al2O3 재질의 Scraper로 피복관 표면의 크러드를 긁어 흡 입용 펌프로 이송하여 시료필터에 채취하였다. 특히, 발전소 현장에서 크러드 시료를 채취할 때 연료 Face별로 육안검사 를 수행하여 크러드가 많이 보이는 연료 Face 3면을 기준 으로 9번 연료봉과 7번 연료봉에 대해 각 Span별로 크러드 시료를 채취하였으며, 크러드 채취 후 연료별로 육안 검사를 수행한 결과 크러드 채취부에 별다른 손상 없이 크러드만 채 취된 상태임을 확인하였다. Fig. 3은 크러드 채취 후의 몇몇 연료봉의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채취된 크러드 시료에 대해서는 SEM과 EPMA를 이용한 표면분석과 ICP-AES를 이용한 원소성분 분석, 감마핵종분석 기를 이용한 핵종 분석을 수행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연료 크러드의 노내 체류시간 계산을 위한 원소성분과 핵종 분석 결과만을 다루기로 한다.
2.2.연료 크러드의 분석 결과
한울1호기에서 채취된 연료 크러드의 일반적인 무게가 필터당 1~4 mg 수준이었으므로[4], 모든 시료에 대해 동일 한 분석방법을 적용할 순 없었다. 따라서 필터별로 선별하여 원소성분 분석과 방사화 핵종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그 결과 를 Table 2와 3에 각각 나타내었다. 이때 방사화 핵종의 농도 는 연료 크러드가 채취된 시점이 아닌 발전소의 정지시점을 기준으로 보정한 값으로 표기하였다.
분석된 시료 모두 Ni/Fe의 값이 0.5를 초과하였으며(평 균 1.06), 이는 니켈 페라이트 이외에도 Ni, NiO 등의 화합물 이 존재함을 의미한다[5]. 한편 크러드의 원소성분으로 붕소 가 많이 검출되었으나, 이는 연료 크러드 시료가 채취되었던 사용후연료저장조 계통수에 의한 오염으로 해석된다.
2.3.연료 크러드의 노내 체류시간 계산
연료 크러드의 원소성분 및 방사화학적 조성자료를 활용 하면 연료 집합체의 시료채취 지점에서의 크러드의 노내 체 류시간 추정이 가능하다. 크러드의 노내 체류시간은 연료 크 러드가 노내에서 연속적인 중성자속(neutron flux)에 노출되 어 해당 비방사능 농도를 나타낼 때까지 방사화될 때의 소요 시간으로 정의될 수 있다.
먼저 부식생성물이 방사화되는 반응은 다음의 식으로 표 현할 수 있다.
여기서, A : 방사능 농도 (dps)
N : 모핵종의 원자수
σ : 중성자 포획단면적 (cm2)
φ : 중성자속 (neutron/cm2-s)
λ : 붕괴상수 (sec-1)
t : 노내 체류시간 (sec)
식 (1)을 시간 t에 대해 재배열하면 노내 체류시간이 다 음과 같이 계산된다[5].
여기서, t : 노내 체류시간 (sec)
S : 비방사능 농도 (Bq/g)
AW : 모핵종의 원자량 (g)
ai : 모핵종의 천연동위원소비 (54Mn 모핵종인 54Fe의 경우 0.058)
중성자 포획단면적(σ)과 중성자속(φ)의 아래첨자로 쓰 인 T, E, F는 각각 열중성자, 열외중성자, 속중성자를 의미한 다. 본 논문에서 노내 체류시간을 계산할 때 중성자속의 값 은 참고문헌 [5]의 제안값을, 중성자 포획단면적 값은 Lin[6] 의 제안값을 활용하였다(Table 4).
본 논문에서는 중성자속 노출기간 동안, 즉 주기 운전 기간 동안 연료 크러드의 양이 선형적으로 증가된다는 가정 하에 해당 비방사능 값에 도달할 때까지의 소요시간을 노내 체류시간으로 계산하였다. 이 경우 처음부터 동일한 양의 크 러드가 중성자속에 노출되어 방사화된다는 가정보다는 노내 체류시간의 합리적인 계산이 가능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한 노내 체류시간을 예측할 때 58Co과 59Fe, 51Cr의 비방사능 값보다는 60Co 또는 54Mn의 비방사능 값이 훨씬 유용한데, 이 는 58Co과 59Fe 등의 반감기가 한주기 운전기간보다 훨씬 짧 아서 주기 운전 개시 후 곧바로 포화되는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7]. 하지만 60Co의 경우에는 모핵종인 59Co의 크러 드 내 존재량이 낮아서 원소성분 검출이 거의 되지 않아 실 질적인 활용은 어려우므로, 본 논문에서는 54Mn/Fe의 비방 사능 값을 활용하여 크러드의 노내 체류시간을 계산하였다. Table 2와 3의 분석값 중에서는 동일 연료집합체, 동일 Span 에서 분석된 자료만을 활용하였는데, 이는 연료집합체 또는 Span별로 상대출력 및 비등율(boiling rate)이 달라지므로 크러드의 침적 및 체류시간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이다. Table 5에는 이렇게 구한 54Mn/Fe의 비방사능 값과 노 내 체류시간 계산결과를 나타냈다.
3.결론 및 고찰
크러드의 노내 체류시간은 원전 설계 시에 예상 방사선 원항 계산 또는 일차계통 내 핵종 이송모델의 기초자료 등으 로 활용된다. Table 6에는 일례로써, 국내 원전 설계 시의 예 상 방사선원항 계산에 활용된 국외 원전의 크러드 노내 체 류시간을 보여주고 있다[8]. 크러드의 노내 체류시간에 대한 국내 원전의 자료는 전무한데, 이는 연료 크러드의 직접적 인 채취가 시도된 바 없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한울 1호기 17차 O/H시에 채취된 연료 크러드 시료를 활용하여 54Mn/Fe 비방사능 값과 이에 따른 노내 체류시간을 계산하 였다. 비록 본 연구에서 직접적으로 활용 가능한 크러드 시 료가 2개 밖에 되지 않아서 충분한 검증을 할 수는 없었으나 크러드의 노내 체류시간이 81일(1번 연소된 연료, T65)~35 일(2번 연소된 연료, S50) 수준임을 알 수 있었다. 이 계산값 은 Table 6의 국외 원전 크러드의 노내 체류시간 범주에 속 하였으나, 발전소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요인에 대해서는 구 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본 논문에서는 54Mn의 모 핵종인 54Fe의 침적량이 일정한 비율로 증가되면서 방사화된 다는 가정 하에 노내 체류시간이 계산된 반면, Table 6의 국 외 원전 사례는 노내에서 처음부터 동일한 양의 54Fe가 방사 화된다는 가정 하에 계산된 결과이므로 다소간의 차이는 예 상할 수 있다.
한울1호기의 계산결과 중 2번 연소된 연료의 노내 체류 시간이 1번 연소된 연료에서보다 작았던 것은 한울1호기 16 차 O/H시에 17주기 재장전연료 89다발 전체에 대해 시행한 연료 초음파 세정의 영향으로 풀이될 수 있다. 즉, 연료 초음 파 세정에 의해 S50에 침적되어 있던 크러드가 상당부분 제 거된 데에다, 이후 17주기 연소기간 동안에는 신연료에 비하 여 상대출력이 더 작은 구간에 배치됨에 따라 크러드의 노내 침적 및 체류가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해 석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연주입 운전에 의해 노내 크러드의 방출이 증가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도 풀이될 수 있는데, Fig. 4에서처럼 한울1호기 17주기에 아연주입 운전 이 시작된 이후 원자로냉각재 중의 핵종농도가 증가된 경향 과도 일치한다. 즉, 아연주입 운전에 의해 노내 크러드 방출 이 증가되어 크러드의 노내 체류시간을 전반적으로 단축 시킨 효과가 나타났으며, 이러한 효과는 고출력 구간보다는 비등에 의한 침적 메커니즘이 적은 저출력 구간에서 높게 나 타났을 수 있다. 특히 아연주입에 의한 크러드의 노내 체류 시간 감소는 미국 Farley 2호기에서도 확인된 바 있으며[9], 이는 앞서 언급한 Fig. 4와 같이 아연주입 운전이 일차계통 내 크러드 이동도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한 울1호기의 54Mn 크러드의 노내 체류시간 결과(35~81일)를 보면 발전소 정지 시점에서의 연료 크러드의 방사화학적 조 성은 주기말 마지막 3개월간의 운전기간 동안 결정될 것으 로 유추할 수 있다.
비록 63개의 연료 크러드 시료가 채취, 분석되어졌으나, 노내 체류시간의 계산이 가능한 시료는 2개에 불과하여 충 분한 비교평가가 수행되지 못하였다. 향후에는 동일한 시료 를 대상으로 비파괴분석인 감마핵종 분석과 ICP-AES 분석을 순차적으로 시행하도록 분석계획에 반영할 필요가 있을 것 으로 판단된다.